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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
이번 호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산원의 마지막 사찰인 속리산 법주사다.
이 법주사는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 209번지에 속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本寺)사찰이다. 사적기에 의하면 `삼년산지동(三年山之東)천갈궁간(天蝎宮間) 일유순지속리산(一由旬地俗籬山)`이라 해 속리산의 위치를 가늠케 한다.
일찍 고운 최치원 선생은 속리산을 두고 다음과 같이 읊었다.
도불원인인원도(道不遠人人遠道)
산비이속속리산(山非離俗俗離山)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다/그러나 사람은 진리를 멀리하려 한다/산은 속을 떠나지 않는다/그러나 속이 산을 떠나려고 한다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자연은 속을 버리지 않고 항시 품고 있으므로 해 속이 산을 떠나지 않는 곳에 법주사가 있다. 그게 호서제일가람(湖西第一伽藍)으로 우뚝 서 있는 게 아닌가.
정이품송(正二品松)은 수령 6백년된 소나무로 세금을 받는 나무다. 한편 법주사는 몇 차례의 전란과 외침으로 황폐화될 것을 고종황제에 이르러 당우를 일신하고 경내에는 국보급 문화재 3점, 보물 2점 천연기념물 2종과 각종 문화재가 즐비하다.
특히 쇠솥, 태실, 부도 등 지정 비지정 문화재와 암자들이 널려 있다. 그래서인지 대한민국 명승지 제4호로 지정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전에 이미 알려진 사찰이다.
이곳 천왕문(天王門)에는 범상치 않은 주련이 나그네를 맞이 한다.
위광변조만건곤(威光遍照滿乾坤)
진계무위해탈문(眞界無爲解脫門)
운암일명신내영(雲暗日明身內影)
산청수벽경중흔(山靑水碧鏡中痕)
사대천왕위세웅(四大天王威勢雄)
호세순유처처통(護世巡遊處處通)
부처님의 위광이 온 천지에 가득 차 있으니/해탈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모두 진계(眞界)구나/구름이 어둡고 해가 밝은 것은 모두 내 마음의 그림자일세/산이 맑고 물이 푸른 것은 거울 속에 남은 흔적이고/사대천왕의 위세 크기도 해/이 세상 두루 다니며 통하지 않는 곳이 없구려
주련은 기둥 숫자에 맞춰다는 게 보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줄의 게송이 끝나도 기둥이 남으면 앞의 구(句)와 다른 게송을 2줄 더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이에 속한다는 것 같다.
속리산 문장대는 절경 중에 절경임을 아무도 부인치 못하고, 신라 진표율사가 금산사에 미륵도량을 건립한 후 속리산에 들어가 길상초가 나는 곳을 찾아서 가람을 짓고 교법을 펴라 했는데 처음에는 길상사라 불렀고, 이 절을 창건할 때 의신조사가 서역(西域)에서 불경을 백색 나귀에 싣고 와서 이곳에 머물렀다 해 법주사(法主寺)라 불렀다.
법주사의 상징처럼 돼 있는 높이 80여척의 거대한 미륵불상과 부처님의 탄생에서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 적나라하게 표현한 팔상전은 참으로 볼만한 곳이다.
장차 이 중생세계에 오실 미륵부처님을 모심으로써 행복과 풍요로움이 가득차고 평하가 도래하기 비는 맘을 비단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의 염원이자 발원이다.
법주사는 미륵신앙을 선양했음을 여러 당우와 속설로서 이를 발표하고 있음을 본다.
법상종의 유식사상이나 진표율사의 미륵신앙사상은 이게 바로 법주사의 정신이라 말할 수 있다.
현재 9동의 건물과 6개의 암자가 있는데 옛 모습 그대로인 것은 석제(石製)인 것 뿐이고 지금도 석등에는 불탄 흔적이 남아 있다. 이번 7개의 산원을 연재하면서 불교문화 우수성을 다시금 확신하게 했고 우리 조상님들의 과학적인 솜씨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9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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