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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상은, 객원논설위원/경희대학교 교육협력 중앙병원 특임이사 |
지난 9월 6일 새벽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동해안을 스쳐 가며 남긴 상처는 보기보다 컸다.
물론 거제도, 부산, 울산, 경주와 포항 등을 스쳐 갔지만 유독 포항만은 그 피해가 가중된 것 같다. 이날 새벽 최대 50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만조 시점과 겹치면서 포항제철소 인근 하천인 냉천의 갑작스러운 범람을 유발했고, 이것이 한전으로부터 전기공급 시설인 수전변전소를 비롯한 제철소 대부분 지역 침수와 정전으로 이어진 불가항력적인 사태를 맞이하였다.
포항 냉천에 침수가 난 주변 아파트에 25년째 거주 중인 어느 이장의 언론 인터뷰에서 '냉천은 평소 마른 하천으로 간밤에 내린 비로 냉천과 도로의 경계가 사라진 것을 목격하였고, 강의 제방 유실은 곧바로 아파트 단지로 탁류는 흘러들었고, 25년 사는 동안 처음 침수를 겪었지만, 폭우의 양도 엄청 내렸으며, 순식간에 지하주차장으로 물길이 흘러들어 상상도 못 한 일이 일어났다'고 하였다.
포항시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300억 원을 들여 냉천을 정비하는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8.24㎞ 구간의 하천을 직선화하고 양쪽으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냈다.
그러면서 하천 경사를 완만하게 만들어 낙차를 줄이는 ‘자연형 여울’을 만들었고 하천 물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는 보(洑)보다 자연형 여울을 만드는 것이 더 생태 친화적이라는 이유였다고 한다.
오천읍 냉천은 하천 정비 사업으로 시간당 77㎜ 비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게 주요한 원인이라고 시 당국과 포스코는 자연재난으로 변명하겠지만, 태풍과 집중호우로 냉천의 흙탕물이 바닷물같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재난 상황에 대한 수방대책의 근본 출발에서 뭔가 소홀하고 잘못된 점이 없는지? 얼마 전 서울 강남지역의 집중호우로 상가, 건물이 침수되고, 도로가 침수되어 만여대 이상의 많은 차량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힌남노 태풍에 의한 피해와 유사한 사례가 2020년 7월 대전시 서구 한 아파트가 새벽 5시부터 침수가 시작되어 아파트 5개 동 중 2개 동 1층 절반쯤 잠기고, 주차장에 있던 차량 30여 대가 3분의 2쯤 잠기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같은 해 8월 용담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본 충북 영동군 등 4개 자치단체가 용담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본 하류 지역 4개 자치단체가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전북 남원시 임실군 순창군과 전남 곡성군 구례군 등 5개 지방자치단체장은 ‘섬진강댐 하류 방류 피해 시군단체장’ 명의로 성명을 발표했다.
사태의 발단은 폭우 관련 홍수 수위 조절 실패에 따른 수자원공사의 인재라고 5개 시군 외에도 전남 광양, 경남 하동 등 피해 자치단체장들도 주장에 가세했다. 당시 보도사진에 따르면 기르던 소가 대피하다 농가 지붕 위로 올라간 경우도 있었다.
태풍의 구분은 중심기압과 풍속으로 등급을 가늠하며, 지난번 '힌남노'의 경우 최저해면기압(중심기압)은 955hPa, 1959년 태풍 '사라' 951hpa, 2003년 태풍 '매미' 954hPa, 2000년에 닥친 '마이삭'과 '하이선'은 각각 957hPa, 957.6hPa 등이었고, 일 최대풍속의 경우 '힌남노'는 37.4m/s, '매미' 때는 51.1m/s로 관측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며, 2016년 태풍 '차바' 49.0m/s, '마이삭' 45.0m/s, 등으로 나타났다. 태풍의 풍속이 초속 25m 이상(시속 90km~) 일 때 태풍강도는 '중'이며 건물 지붕이 날아가고, 초속 33m 이상(시속 119km~) 일 때 강도는 '강'이며, 기차 탈선의 위험 정도이며, 초속 44m 이상(시속 158km~) 일 때 강도는 '매우 강' 등급으로 사람과 바위가 날아갈 정도라고 한다.
태풍은 비와 바람을 함께 몰고 온다. 포항 피해처럼 500mm 이상의 지역적 집중호우와 강풍을 몰고 오면서 강을 범람시키고, 큰 전신주와 가로수 고목을 무너뜨리고 산사태까지도 유발한다.
기상청에서는 매년 여름을 맞으며 하절기 대기 불안정과 해수온도 상승 등으로 태풍과 국지성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9월 이후 발생하는 태풍의 경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로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필요성의 강조는 의미가 없다. 다가오는 태풍에 대한 준비와 대응수단과 대책이 필요하다.
시간당 1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릴 때를 가정하여 공공기관이 담당 및 운영하는 하천의 댐과 4대강에 건설된 보, 제방의 준비와 상태 그리고 대응은 적절한가? 농경지 주요 수원으로 오래전부터 구축되어온 농촌지역 소형, 대형 저수지의 둑 제방 상태는 적절한가? 도심지를 관통하는 소하천 등의 강바닥 상태와 제방의 구축은 적절한가? 도심지 대로변을 중심으로 폭우시에 물의 흐름과 침수에 대비한 도로변 맨홀관리와 지하 하수구 물의 소통은 가능한가? 상가,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의 차수막 설치와 즉시 가동이 가능하도록 운영상태는 적절한가? 태풍과 함께온 강풍에 도로변 상가 간판의 고정상태, 차량의 주차상태, 재래시장 골목길의 침수 우려와 재난 대응책은 적절한가?
포스코의 침수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 날것 같은 우려스런 예감에서 보듯 해안가에 위치한 기업, 공항, 대형 아파트와 상가, 호텔 등도 태풍에는 분명 안전지대는 아니다. 해안가에 위치한 모든 건물은 풍수해 재난대책의 완벽을 기할 정도의 방재시스템 구축과 시설, 대응을 위한 실행 가능한 컨트롤타워의 실제적·효과적 대책이 수립되고, 훈련되어져야 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76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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