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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게르만족은 기원전 750년 숲과 호수가 많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정착해 살았는데 이 지역은 워낙 춥고 비가 많이 오고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식량이 부족해 도저히 살아갈 수 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발트 해 남쪽 연안 따뜻한 삼림지역으로 이주해 족장을 중심으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수렵, 사냥을 하고 엄격한 도덕적 생활, 충성과 무용, 자연을 숭배하면서 이곳저곳 특정 근거지 없이 흩어져 야만적으로 자유롭게 삶을 즐기며 태평세월(太平歲月)로 살아갔다.
한편 이 당시 중국 북부지역에서는 기원전 3~4세기경 유목민인 훈족이 세력을 키워 중국의 통일 왕조인 진나라(진시황)와 뒤이어 유방이 세운 한나라를 침입해 괴롭힌다. 즉 이들은 성질이 사납고 잔인해서 전쟁에 패한 적은 포로로 두지 않고 가차 없이 죽이는 등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풍조가 있어 상대방의 적은 물론 본인들의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는 미개하고 야만스럽다보니 당시 훈족만 보면 겁에 질려 벌벌 떨며 도망치기에 급급했다. 이렇다 보니 진나라에 이어 한나라는 매년 훈족에게 조공과 공녀를 바치며 굴욕적(屈辱的)인 지배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후 훈족은 내부 분란으로 인해 북흉노와 남흉노가 갈라져 세력이 급속도로 쇠약해지자 이를 틈탄 한 무제가 남 흉노족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북 흉노족은 멀리 중앙아시아 북부에 있는 키르기스스탄으로 쫓아 버리고 훈족은 중국대륙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158년).
그러나 200년이 지난 350년쯤 한 무제에 의해 서쪽으로 밀려간 북 흉노족은 중앙아시아 초원 멀리 밀려갔다가 다시 세력을 확장해 이제는 중국 대륙이 아닌 유럽 대륙으로 진출해 태평세월로 살아가던 게르만족을 침입한다. 즉 구소련의 남쪽 볼가 강 근처에서 수렵과 사냥을 하며 지내던 동 고트(게르만족)족을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와 강력한 화살과 날렵한 기마부대로 주민들을 모조리 죽이고 마을을 불 지르며 초토화 시키고 뒤이어 서쪽의 서 고트족(게르만족)을 향해 진격한다.
그러자 다뉴브 강 하류에서 생활하던 서 고트족들도 훈족이 침입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훈족의 침입에 벗어나기 위해 서로마제국으로 도망을 가는데 이것이 게르만족 대이동의 시작이고 이러한 서 고트족의 도망은 훈족의 침입이라는 영향이 제일 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고트족들의 내부적인 사정, 사유도 있다.
즉 이들이 정착해 살던 지역이 거칠고 척박한 토지다 보니 농경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영토 또한 작고 농지가 부족해 거기서 수확한 식량이 부족해 생활이 어렵다보니 로마 땅으로 이동을 하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이동 사유는 당시 로마는 유럽대륙의 큰 영토를 차지하면서 전쟁 없이 평화가 너무 오래 지속되다 보니 느슨해져 관리들의 권력남용으로 뇌물이 횡행하였고 부자들은 돈과 권력을 이용하여 세금을 피하고 사치와 낭비로 돈을 물 쓰듯 하다 보니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군사를 비롯해 총체적으로 국가가 쇠약하고 혼란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이를 틈탄 게르만족들은 쉽게 로마로 침입해(용병 오도아케르 대장이) 다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서로마제국의 나이 어린 여섯 살의 마지막 황제)를 퇴위 시키고(서로마 멸망 476년) 유럽 전역에 여러 왕국을 건설한다.
즉 앵글족과 색슨족들이 영국 땅에 세운 앵글로 색슨왕국, 반달족이 북 아프리카에 세운 반달왕국, 프랑크족이 프랑스에 세운 프랑크왕국, 남프랑스에 세워진 부르군드족의 부르군드왕국(백년전쟁 후 프랑스로 통합), 북이탈리아에 롬바르드 족이 세운 롬바르드 왕국, 이베리아 반도에 서고트족이 세운 서 고트왕국, 이탈리아 반도에 세워진 동고트족의 동고트왕국 7개의 왕국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이후 동고트왕국이나 서 고트왕국은 고트족들이 생활하는 원 거주지와 로마 원주민과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고립되어 있다 보니 로마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유지하기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로마의 가톨릭과 달리 예수크리스트의 신성을 부정하는 아리우스파를 믿다보니 로마 교회와 갈등을 일으켜 화합도 안 되다 보니 결국 6세기에 동고트왕국은 강대국인 동로마 제국의 위협을 받아 멸망하고 서 고트왕국 역시 7세기에 이슬람 우마이야 왕조의 공격을 받아 결국 멸망해 이들 7개 왕국들은 대부분 오래가지 못하고 멸망했다. 반면에 프랑크왕국은 오랫동안 유지했는데 그 이유는 프랑크족은 서유럽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갈리아 지역에 자리잡고 있어 갈리아 지역 사이에 피레네 산맥이 있어 피레네 산맥이 방패 막 역할과 지중해 남쪽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에 있다 보니 직접적으로 강대국의 위협에 노출되지 않았고, 또한 프랑크족의 지도자인 클로비스 1세가 정통 로마 가톨릭을 수용함으로써 로마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보니 왕국을 오랫동안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튼 게르만족의 대이동은 환경의 변화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자 살아남기 위해 민족을 이끌고 새로운 생활의 땅을 찾아 타인의 나라를 침입해 많은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 그 나라를 차지해 지배하는 형태라 어떻게 보면 몽골의 칭기즈칸이나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형태와 유사하다. 그래서 게르만족의 대이동은 이동, 이주라기보다는 침략에 가깝다 할 수 있고 이러한 침략, 정복으로 인해 게르만과 로마 두 나라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융합되어 새로운 유럽이 출발하게 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8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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