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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출 편집국장 |
대통령이라서 직접 사과 어려워?
총선후 여권 전체 술렁이는 모습
국가재정 발표 4.10 다음 날 나와
국민들 보기에 불안감 가중
`목련꽃 피는 봄` 김포는 어디로
세상 일은 한치 앞도 안개속
이렇게 돼가는 모습이 참 낯설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다. 대한민국 정치인( 대통령을 포함한다)들, 왜들 이러시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집권여당 총선 참패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힌 후, 후폭풍이 불고 있다.
논조는 약간씩 다르지만, 여론을 전하는 거의 모든 매체가 대통령의 발표에 대체로 실망한 모습을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머리발언에서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모자랐다"고 말했다. 이후 반응들이 좋지 않았음을 느꼈던 것일까. 모두 발언 뒤 비공개회의에서는 "국민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대통령실이 전했다. 사과 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엄연히 간접 사과다.
좀 이상하다. 대통령이라서 그런 걸까. 왜 대통령은 직접 사과를 하면 안 되는 걸까. 총선 참패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됐다면, "모두 제 책임입니다. 고치겠습니다" 했으면 되는 것을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운운"은 왜 했을까. 국정 방향은 맞았는데 그게 국민에게 닿지 않았음이 아쉬웠던 걸까.
윤석열 정부 1년 차 재정 운용 성적표가 지난 11일 발표됐다. 그날은 총선이 끝난 다음 날였는데 이날 `2023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가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된 것이다.
이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언론에 보도됐던 것처럼 이번 국가결산보고서는 발표부터 문제가 있었다.
국가재정법에 의하면 국가결산보고서는 기획재정부가 4월10일까지 감사원에 제출하게 돼 있다. 감사원은 이를 검사해 그 보고서를 5월20일까지 기재부에 송부해야 하며 정부는 감사원 검사를 거친 국가결산보고서를 5월 31일까지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행정에서 법적 일정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지금까지 국가결산이 4월 10일을 넘은 적은 없다. 가장 늦은 2011년 결산안이 2012년 4월 10일 화요일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법정기일 전에 제출했다. 심지어 2009년과 2017년 결산안은 3월에 제출됐다.
이번에도 3월에 준비됐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법적인 유권해석까지 받은 후에 4월 10일이 공휴일이라는 이유로 4월 11일에 통과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위법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결산보고를 늦춘 이유가 여럿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첫째 국가채무 때문이다. 국가부채가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어섰다. 지난해 나라빚은 1천126조 7천억 원으로 GDP의 50.4%에 해당한다. 전년 대비 1.0% 늘어 59조 4천억 원 증가했다. 2021년 970조 원이던 국가채무는 2022년 1천67조 원이 됐고 2023년 1천126조 원에 이른 것이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던 윤석열 정부로서는 취임 첫해 2022년 결산에서 국가부채가 1천조 원을 넘어섰고 온전히 책임 있는 2023년 결산 성적표는 1천100조 원을 넘어선 데다 GDP 대비 비율도 50%를 넘어서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서였을까.
이상한 일은 또 있다. 17일 대통령실이 4ㆍ10 총선 참패 이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야권 인사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다. 정치권이 술렁였다.
일부 매체는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 총리 후임으로 박 전 장관을, 이 실장 후임으로 양 전 원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설될 정무 특임장관으로는새로운 미래 김종민 공동대표가 거론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해당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당사자들도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좀 많이 이상하다. 그 일부 매체는 평소 대통령실 發 단독 기사를 많이 보도한 바 있어 통 신뢰성이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검토된 바 없다는 대통령실 발표가 나왔으니 어리둥절할 밖에-.
말이 나온 김에 정부에 야 성향 인사가 들어가면 그게 그리도 큰 일 날인가.
선거 중에 나온 여러 말들 중에서도 가장 우스운 말, 압권은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돼있을 것입니다"이다. 멋있는 표현이다. 역시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이의 표현이라서 그런지 정치를 문학의 반열로 끌어올려 `시(詩)적` 표현을 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는 어디쯤 있는가.
홍준표 정치인은 그를 `깜냥`으로 비유하면서 총선을 망치게 한 주범이라 몰아세웠다.
그런 그도 한때 집권당 대표시절, 비슷한 경우를 겪었는데... 이래서 세상일은 참 우습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03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