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은 물에 빠진 어린이를 구하고 숨진 의인 전수악 여사의 추모 공간<사진>을 용덕면 용덕초등학교에 마련했다고 28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전수악 여사는 1977년 5월 18일 장을 보고 돌아오던 길에 용덕면 운곡천에서 물놀이하던 초등학생 2명이 급류에 휩쓸린 것을 목격하고 물에 뛰어들었다.
전씨는 학생 1명을 구조한 뒤 1명을 더 구하려다 거센 물살에 휩쓸리면서 남은 학생과 함께 끝내 숨졌다.
당시 전씨는 32세로 슬하에 1남 3녀를 둔 한 가정의 어머니였다.
사건 이후 지역 주민의 애도 속에 전씨의 장례식이 치러졌고 주민 모금 운동으로 전씨 추모비가 용덕초등학교에 건립됐다.
2006년에는 전씨가 의사자로 공식 인정받았다.
의사자는 직무 외 행위로서 위해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ㆍ신체를 구하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전씨에 대한 기억도 점차 잊혀갔고, 전씨 추모비에도 녹이 슬었다.
이에 의령군과 주민들은 지역에서 유일한 의사자인 전씨에 대한 추모사업을 추진해 기존 추모비가 있던 자리에 부조상과 추모 벽을 최근 설치했다.
전씨 장남 여상호(55)씨는 "어머니 얼굴을 이렇게 볼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어머니처럼 용덕면 주민은 물론이고 남에게 도움 되는 사람으로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당시 생존 학생인 전모(55)씨는 "유가족께 평생 아픔을 안겨드려 너무 죄송하다"며 "고인의 은혜를 갚을 수 없지만 열심히 살면서 봉사하고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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