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이뤄진 최재영 목사와 김건희 여사의 첫 만남과 관련한 카톡 대화가 공개됐다. 최 목사가 샤넬 화장품 사진을 보내며 "은밀하게 전달만 하겠다"고 하자 김 여사가 "한번 오시라"고 초청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불안불안한 상황인데 이제 대통령실과 여당은 할 말이 없게됐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3일 김 여사 소환 조사 여부와 관련해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했다. 더 강해진 야권은 이제 김건희종합특검을 추진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보수언론들의 움직임도 심상치않다.
우리나라의 보수언론은 그 위세가 대단하다. 보수언론의 사주(회장)을 칭하는 말로 `임기가 없는 대통령`이라는 말을 할 정도다. 이른바 조중동이라 불리는 보수언론들은 정부의 정책을 들었다 놨다 하기도 한다.
당장 어제 일만 해도 그렇다. 동해안에 석유ㆍ가스가 다량 매장돼 본격 개발에 나선다는 윤 대통령 발표에 대해 견제구를 날렸다.
동아일보는 "신통한 결과를 기대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실제 매장량과 상업화 가능성은 탐사시추를 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식이지만 굳이 국정 브리핑의 형식으로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 총선 참패 이후 소통 쇄신 차원에서 시작한 브리핑이라면 복잡한 이슈를 두고 종합적 시각에서 설명하며 국민 이해를 구하는 자리여야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브리핑 시작 8분 전에 내용도 알리지 않은 채 일정을 공지했고, 대통령은 깜짝 발표 후 4분 만에 질문을 따로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고 했다.
이 신문은 "그때와 지금은 기술 수준이 다르겠지만 매장량과 경제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기대를 부풀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발표 과정에서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만에 하나 예상이 어긋나 후폭풍을 감당하는 것도 대통령의 몫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는 경고장까지 날렸다.
이런 식이다. 제 아무리 잘 마련된 (정부)정책이라도 보수언론들의 한 마디에 `킬`당하기도 한다. 알게 모르게 보수언론들은 정부의 정책에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를 갈아치우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보수언론이 요즘 심상찮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이 여러 취재로 드러나자 윤 대통령의 설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조선일보는 조선일보다. 타 언론과는 다르게 "억측을 차단하기 위해 윤 대통령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30일 사설 <윤석열-이종섭 통화…당사자들의 해명 필요하다>에서 "공수처는 어떤 성역도 없이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략)대통령실 참모들도 채 상병 사건 수사에 관련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단정하긴 이르나 박 전 단장의 보직해임이 윤 대통령의 전화와 관련이 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짚었다.
동아일보는 관련 사설에서 "이 사건은 한 병사의 사망을 넘어 해병대 조사 과정의 외압 의혹, 진실 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지금 진상 규명을 가로막을 힘은 어디에도 없다"며 "대통령-국방부 장관의 통화 기록까지 나온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기다려 보자`며 뒤로 빠질 수만은 없다. 설명을 내놔야 할 때가 됐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대통령의 3차례 통화 전후로 국무총리,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경호처장,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조정실장이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한 기록도 나왔다"며 "권력 핵심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우호적인 보수언론들도 서서히 피로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이 더 지속되면 보수언론이 등을 돌릴 수도 있다. 보수언론이 등을 돌리는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되나. 대단히 위험해지는 상황이 지난 박근혜 정부 때 발생한 경우가 있었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04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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