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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출 편집국장 |
1억원도 아니고 10억 원도 아니고...서울고등법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을 담당했던 재판부가 `치명적인 오류`를 냈다는 뉴스가 연일 국민들 입에 회자되고 있다. 계산 착오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관심을 쏟는 이유는 그 금액이 워낙이 커서다. 무려 1조3천808억원대 재산분할이 소송의 결과였다. 사람들은 시선은 "이런 엄청난 금액 판결을 잘못 할 수 있나"는 데 꼽힌다.
재판장도 인간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실수를 했으면 바로 잡으면 된다. 그런데 판결문 수정이 그리 쉬운 일인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문을 일부 수정(경정)해 정본을 양측에 다시 송달했다고 한다. 다만 관심을 끈 1조3천808억원대 재산분할은 유지했다. 그러면 상급심에 사서 다시 재판하라는 얘기와도 같다.
오류는 인정하되 결과는 일단 그대로인 셈이다. SK 측은 최 회장이 `승계 상속` 받은 부분이 재평가됐으니 재산 분할 결과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최 회장 측은 재판에서 SK 주식은 상속과 증여로 형성된 재산으로, 특히 그 가치가 선대 회장 시절 많이 증가한 만큼 재산분할 대상이 아닌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래저래 SK 측과 노 관장측은 다시 한번 세기의 대결을 예고한 모양새다.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대체로 일부 수치를 수정하더라도 재산분할 규모를 유지한 판결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는 분위기라 한다. 차제에 법관의 판결이 반드시 공정했는가에 대한 물음도 제기될 수 있겠다. 일반인들은 대체로 법관의 판결에 대해 신뢰한다. 그래서 다소 미흡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해 수긍한다.
그런데 세월이 많이 지난 후, 살인죄로 형이 확정된 죄수가 어느날 진범이 잡히면서 풀려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이런 땐 오랜 기간 복역을 한, 억울한 이는 어쩌나.
물론 국가가 배상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국가가 배상한 후, 해당 판결을 내렸던 그 판사에게는 구상권을 청구해야 하지않을까. 과문해서인지는 몰라도 기자는 아직도 그런 경우 구상권 청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듣지못했다.
엊그제 이화영이라는 사람에게 내린 판결도 앞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듯하다. 재판장이 이화영과 관련된 쌍방울 그룹의 모 회장더러 건실한 기업인이라 했다 하는데 모두 다 고개를 갸우뚱한다.
쌍방울 회장이 건실했는지 안했는지를 따질 일은 아니지만, 그가 살아온 행적이 `건실`과는 거리가 멀었음을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아는데 재판장이 그를 그렇게 지칭했다면, 혹시 `확증편향`은 아닌가. 확증 편향(確證偏向)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기존의 신념 혹은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심리로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여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이다. 법원재판장은 적어도 확증 편향만은 말아야 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0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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