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위기에 놓인 하청업체 대표가 원청으로부터 단가 후려치기 등 지속적인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충격을 주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각종 형태의 갑질이 지금도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하청업체들의 호소다.
HSG성동조선(이하 성동조선) 협력업체 인 `건우기업` 김동근 대표와 `신일류기업` 김동환 대표는 4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을 하면 할수록 손해다. 이 자체로 불공정 계약"이라고 부당함을 알렸다.
이들은 "공사계약 시 단가를 미기입 한 채로 계약을 체결 또는 가단가로 계약을 체결한다.
추후 협의를 통해 단가를 재측정 하자고 말하며 일단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한다. 계약 체결 후 단가 재측정을 위해 공문을 수십 차례 보냈지만, 성동조선에서는 무시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인다.
단가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면 성동조선에서는 `일 못 하겠으면 나가세요, 일할 업체 많아요`라며 협박을 하기도 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공사 종료 후 세금계산서 발행 요청을 하면 성동조선에서 임의로 정한 가단가로 세금계산서가 발행된다.
이 금액은 조선소 협력업체 평균의 절반 정도의 가격이다. 성동조선에서는 단가 재측정 후 소급해주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시간은 어영부영 흘러가 정상 단가로 돈을 받지 못한다.
"왜 그런 곳에서 일하냐?"고 물을 수 있다.
우리와 직원은 조선소 일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이 일 밖에 할 줄 모른다. 또한 직원들 임금 지급 및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숙이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성동조선에서 협력업체가 저항할 힘을 차단해 버린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이 사태로 인해 협력업체 대표들의 빚도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도 문제다. 터무니 없는 단가에 협력업체의 기성금이 부족해 직원 임금 지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대출 또는 국가에 납부해야할 세금를 당겨와 쓰기 때문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력업체 대표들은 "성동조선에서 추후 소급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가불 신청을 했다. 하지만 이것은 협력업체가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족쇄다. 가불 신청은 한번 해준 다음 그다음부터는 해주지 않는다. 가불금액과 대출로 인해 대표들의 빚만 쌓인다. 이러한 이유로 성동조선을 나가게 되면 평생을 체납자로 살거나 신용불량자 또는 사회의 낙오자가 된다.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는 경우도 봤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성동조선 측은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사내하도급 협력사와 적법한 계약을 통해 정상적 거래를 유지하고 있고, 협력사가 주장하는 불공정한 거래는 사실이 아니며, 기업운영에 충분한 공사대금을 책정하고 지급했다"고 해명하며 "협력업체들의 불성실로 인해 50억 정도의 손실을 입은 만큼 곧바로 손해배상 청구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끝낸 협력업체 대표들은 지난 달 27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받고 다음날부터 일 자리를 잃었다며 경찰서로 발걸음을 돌려 원청인 성동조선을 위계에 의한 강요죄, 협박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 등으로 고발 조치했다.
/ 허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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