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을 김정호국회의원은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체코 원전 수출이 덤핑 아니냐는 의혹은 국내ㆍ외 가릴 것 없이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서부터 나왔다.
체코의 한 투자기관은 한수원이 제시한 원전 건설비용이 "완전히 비현실적"이라면서 "공사비가 3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내놨다.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입증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 일축했지만 야당의원의 자료요청에도 불구하고 그 근거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야당과 언론의 문제 제기를 "가짜뉴스"라고 매도하려면 어느 부분이 가짜라는 건지 구체적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윤석열 대통령은 체코현지에서 "체코원전 지식재산권 문제는 UAE 바라카 원전처럼 잘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로열티를 지불하거나 핵심 기자재는 웨스팅하우스에게 발주해서 무마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경제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이익을 미국에게 내주겠다는 것이 과연 독자적인 원전수출이고 흑자 수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체코의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역시 "한미 기업 간 지식재산권 협상은 오래 끌지 않고 합의를 보는 것이 유리하다"며 나쁜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윤석열식 `한국형 원전 독자수출`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다.
미국에 매번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고 국내 원전생태계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실속 없는 덤핑수출`을 강행해 한전 한수원 등 한국 공기업에게 부담을 전가시킬 것이 뻔하다.
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했던 한전은 23년 말 기준 202조원 부채와 43조원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 이명박 정권에서 해외자원개발이란 명분 아래 무분별하게 해외투자를 강행해 35조원 국민혈세를 탕진했던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의 모습이 한수원에 어른거린다.
윤석열 정부는 야당 의원들의 우려와 지적을 "근거 없는 가짜뉴스", "엉터리 궤변"으로 매도하기 전에 투명하게 관련 정보부터 공개하는 게 순서다.
체코 원전의 실제 공사비를 얼마로 제시했는지 기대수익률이 어느 정도인지 UAE 바라카 원전처럼 이면계약 조건이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미국과의 협상도 쉬쉬할 것이 아니라 웨스팅하우스사가 요구하는 조건이 무엇인지 그들이 요구하는 기술사용료와 기자재 조달금액 등 협상 조건을 밝히는 게 맞지 않은가.
`영업비밀`이라는 허울과 `원전안보`의 그림자 뒤에 비겁하게 숨지 마라. 야당의 우려와 지적을 "가짜뉴스"로 매도하려면 대통령실과 산자부가 적어도 가짜뉴스라는 주장의 구체적 근거는 제시해야 할 것 아닌가!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과연 원전 수출이 합리적이고 실익이 있는 건지 아니면 정권의 실적 홍보용으로 호들갑 떠는 것인지 판단할 것이다. 무엇이 가짜뉴스고 거짓말인지 밝혀질 것이다.
`11년 후쿠시마 원전폭발사고 이후 원전 건설시장은 이익실현이 쉽지 않은 레드오션이 됐다. 공급자 간 경쟁은 치열한 반면 안전ㆍ환경 규제로 공사비는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아무런 정보도 공개하지 않으며 오로지 "24조원 잭팟, 15년만의 국가적 경사"라고 자화자찬만 하면서 정작 야당의원들의 팩트체크와 우려를 "가짜뉴스" "엉터리 궤변"이라고 매도하면서 `입틀막`하는 대통령실과 산업부야말로 시대역행이자 후안무치하다. 국민은 진정으로 정보공개와 국익수호를 요구한다. 이는 정부와 국회의 의무라고 밝혔다.
/차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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