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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전문기자 |
사회에서 학창시절 공부 못했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인사만 잘해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인정을 받는다. 좋은 인품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사회적인 활동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물론 학업 성적이나 전문적인 스펙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성적, 스펙들은 인품이라는 토대 위에 세워지는 건물과 같아 튼튼한 기반 없이는 아무리 높은 건물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즉 갑이라는 학원장이 능력이 뛰어나 돈을 잘 벌지만 인품이 별로이면 동료 학원 강사들로부터 인정을 못 받고 거리감이 생길 수 있다. 이기적이고 계산적이며 얍삽한 학원장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일부 학원 강사가 학원장을 치켜세우는 강사가 있다면 그 강사는 학원장의 돈을 노리거나 학원장의 능력만 이용해 먹으려는 나쁜 강사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능력보다 인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좋은 인품은 사람을 더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들고 어떤 상황에서도 그 사람을 빛나게 하기에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품은 매우 중요하다.
그 사례가 바로 천재불용(天才不用)이라는 고사 성어다. 즉 중국 춘추시대의 유학자인 공자는 천재불용(天才不用)이라 하여 덕 없이 머리만 좋은 사람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이는 공자와 황택(皇澤)의 이야기에서 잘 알 수 있다. 어느 날 공자가 수레를 타고 길을 가는데 어떤 아이가 흙으로 성을 쌓고 놀고 있었다. 그런데 수레가 가까이 가도 아이는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얘야 수레가 지나갈 수 있도록 비켜 주겠느냐? 그런데도 아이는 쭈그리고 앉아 하던 놀이를 계속 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수레가 지나가도록 성이 비켜야 합니까? 아니면 수레가 성을 비켜 지나가야 합니까? 아이의 말에 공자는 똑똑한 녀석이라고 생각하여 수레를 돌려 지나가려 했다.
그러다가 아이에게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이름은 황택이며 나이는 8살이라 했다. 이에 공자는 한 가지 물어 보아도 되겠느냐? 그러고는 바둑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황택은 이렇게 말했다. 군주가 바둑을 좋아하면 신하가 한가롭고 선비가 바둑을 좋아하면 학문을 닦지 않고 농사꾼이 바둑을 좋아하면 농사일을 못하니 먹을 것이 풍요롭지 못하게 되거늘 어찌 그런 바둑을 좋아 하겠습니까?
아이의 대답에 놀란 공자는 한 가지 더 물어도 되겠냐고 하고는 자식을 못 낳는 아비는 누구냐? 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허수아비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연기가 나지 않는 불은 무엇이냐? 반딧불 입니다. 그러면 고기가 없는 물은 무엇이냐? 눈물입니다. 아이의 거침없는 대답에 놀란 공자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순간 아이가 벌떡 일어서며 제가 한 말씀 여쭤도 되겠습니까? 하고 말했다. 공자가 그렇게 하라고 이르자 아이는 이렇게 물었다. 아주 추운 겨울에 모든 나무의 잎들이 말라 버렸는데 어찌 소나무만 잎이 푸릅니까? 공자는 잠시 생각하다가 속이 꽉 차서 그럴 것이다.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이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속이 텅 빈 저 대나무는 어찌하여 겨울에도 푸릅니까? 그러자 공자는 그런 사소한 것 말고 큰 것을 물어 보아라 하고 했다. 그러자 아이가 다시 물었다. 하늘에 별이 모두 몇 개 입니까? 그건 너무 크구나. 그럼 땅 위의 사람은 모두 몇 명입니까? 그것도 너무 크구나. 그럼 눈 위의 눈썹은 모두 몇 개입니까? 아이의 질문에 공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공자는 아이가 참 똑똑 하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아이를 가르쳐 제자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공자는 아이가 머리는 좋으나 덕(德)이 부족해 궁극에 이르지는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내다봤다. 그리하여 다시 수레에 올라가던 길을 계속 갔다.
실제로 황택의 이름은 그 이후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천재성은 8살에서 끝이 나고 말았던 것이다. 사람들은 머리로 세상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머리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보다 가슴이 끼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
그러므로 머리에 앞서 덕을 쌓고 덕으로 세상을 살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온갖 거짓과 모순과 악으로 넘쳐나는 것은 지식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덕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천재 교육이 아니라 재주가 덕을 이겨서는 안 된다는 소박한 진리인 것이다.
아무튼 공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제나라의 경공(BC547~490)은 백성들에게 세금을 무겁게 부과하고 형벌을 가혹하게 시행했으며 첩의 아들을 태자로 세워 훗날 난을 초래하는 아둔함(슬기롭지 못하고 머리가 둔함)과 탐욕 즉 말 4천 필을 가질 정도의 부자였으나 그가 죽었을 때 아무도 그의 덕을 칭송하지 않았다.
반면에 중국의 은나라. 주나라 교체 시기인 BC1100년 전설적 성인 형제인 백과 숙은 아버지가 죽은 뒤 왕위를 사양하고 함께 나라를 도망쳐 주나라의 문왕 서백창의 덕을 사모하여 주나라로 갔다. 그러나 주나라의 무왕이 아버지 문왕이 죽은 뒤 즉시 은나라 주왕을 친 건을 불효라 하여 주나라의 조를 먹는 것을 거부하고 수양산 기슭에서 의를 지키다 굶어 죽었으나 사람들이 아직까지 그의 덕을 칭송하고 있다.
이 일화처럼 인간의 삶에는 재주, 능력보다는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덕, 인품을 더욱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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