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트 로렌츠(1903~1989)는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이며 동물심리학자이다. 동물의 고유한 행동을 상세히 관찰하여 기술하였다. 비교행동학의 확립에 지도적 역할을 하였으며 1973년 노벨생리ㆍ의학상을 받았다.
야생 거위는 기러기목 오리과 기러기속에 속하거나 흑기러기속에 속하는 물새이다.또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으며 계절에 따라 알맞은 환경을 찾아 이동하는 철새이다. 집 거위와 야생 거위 모두 물 위에서 짝짓기를 한다.
거위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잘 먹는다. 또한 추위에도 강해서 주로 추운 나라에 산다. 거위 알은 한 쪽은 뭉툭하고 다른 한쪽은 뾰족하다. 알의 뭉특한 끝이 거위의 가스실이다. 가스실과 다른 내용물 사이의 얇은 막이 있는데 이 막을 통해 알 속의 거위는 산소를 공급받는다.
야생 거위의 알을 집 거위가 부화시키기는 어렵다. 야생 거위는 알을 품을 때 규칙적인 시간을 두고 알에서 떠나 알을 식혀준다. 또 골고루 알에 따뜻한 열이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 중간마다 자주 알을 굴려준다. 부화하는 새끼 거위 에게는 특별한 특징이 있다. 바로 각인이라는 본능이다. 태어난 후 처음 몇 시간 동안 움직이고 대화를 나눈 상대를 엄마로 생각하는 것이다. 각인이 일어나는 동안 모양이나 크기 생김새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야생 거위가 부화했을 때 암탉을 엄마로 알고 따른 것을 들 수 있다. 야생 거위는 한번 각인이 일어나면 고쳐지거나 다시 각인될 수 없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야생 거위의 털이 보송보송해야 물에 가라앉지 않고 다닐 수 있다. 그런 새끼 거위의 털을 관리하는 방법은 어미 거위가 자기 날개 깃털을 지방으로 문질러 준다. 그러면 보송보송해지도록 정전기가 만들어진다.
야생 거위 새끼는 본능적으로 나는 법을 안다. 하지만 어미로부터 다음과 같은 학습을 하여야 한다.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올 때 얼마만큼의 거리를 남겨놓고 속도를 줄여야 하는지, 자신이 어느 정도 높이에서 날고 있는지 등 세세한 부분에서 많은 부분이 학습 되어야 한다.
야생 거위는 사람처럼 사회 행동을 하는 동물이다. 사람과 공통점이 많다. 예를 들면 거위는 사람처럼 가족관계를 갖고 생활하고, 가족간의 사랑도 유별나다. 뭔가 열심히 학습을 해야 한다는 점도, 사회 행동을 한다는 점도 같다. 콘라트는 오랫동안 가족과 무리 지어 사는 거위들의 모습은 동물들의 감정을 연구하거나 동물들의 사회성을 연구할 때 좋은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야생 거위들 사이에서도 사랑은 한 번에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컷 거위와 암컷 거위가 한 번 인연을 맺으면 대부분 죽을 때까지 평생을 함께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야생 거위는 일반적으로 수컷 한 마리와 암컷 한 마리가 죽을 때까지 평생을 함께 살며 책임을 다한다.
거위는 철저한 계급사회이다. 내부의 서열을 정하기 위한 싸움이 잦아진다. 하지만 외부에 적이 있으면 내부 서열이나 번식기와 상관없이 서로 뭉쳐서 외부의 적을 공격한다. 또한 야생 거위들은 행동과 소리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바디랭귀지가 아주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
야생 거위는 철새이다. 가을이 되면 새끼를 낳고 먹이를 구하기 가장 좋은 환경을 찾아 남쪽으로 이동한다. 철새들이 V자형을 그리며 나는 이유는 바람의 저항을 가장 적게 받게 하는 비행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철새들 중에 몇몇 새는 지구의 자기장이 방향을 가르쳐 준다고 한다. 하지만 야생 거위는 계절에 따라 움직이는 이동 경로와 장소는 야생 거위 무리들이 여러 장소를 오가면서 학습해서 배운 것이다.
콘라트 로렌츠는 거위를 보면서 우리가 휴식과 잠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자연의 리듬에 맞춰 일상적 리듬을 타는 법을 잃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쉬어야 할 때를 모르고 과도하게 놀거나 일을 하는 등 잠을 자는 시간도 밤과 낮의 리듬을 잘 타지도 못하고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을 포함하여 고도로 발달된 가정 및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다른 동물들이 기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고, 애착을 갖고, 지속적인 우정을 맺을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깨달음으로 인하여 생명을 사랑하고 자연과 동물을 보호하는데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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