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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12월의 마지막 달력 한 장이 가는 세월이 아쉬운 듯 파르르 떨고 있는 가운데 새해를 맞이했는데 벌서 한 달이 지났다. 이맘 때미연 새해를 맞아 나름 목표를 세우고 희망을 노래ㄴ했는데 작심삼일이 되지 않았는지 돌아볼 시간이 아닌가 싶다.
하늘이 키가 큰 나무가 닿을 듯 내려앉고, 온 세상이 눈으로 새하얗게 변하는 계절이다. 추위에 가슴 시리기도 하지만, 겨울이 주는 충만함이 마음 뜰에 채워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불타다 남은 산천에 흰 눈이 덮이면 우리를 천상으로 인도하는 듯하다.
겨울은 춥고 외로움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한겨울의 정취는 눈물겹도록 아름답기도 하다. 혹독한 추위에 몸을 떨다가도, 아름다운 정경에 매료되는 계절이 겨울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할 만큼 빙판길에서 옴짝달싹 못하며 추위에 움츠린 사람들이 있다. 추위로 마음이 얼어붙으면 우리는 그 어떤 아름다움도 보지 못한다.
아름다움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처로 얼어붙은 마음은 다른 이의 마음을 볼 수 없게 만들고 공감 능력도 사라지게 된다. 인간 상호 간의 치유는 공감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이 차가운 겨울에는 소통 공감하는 태도가 절실하다.
그 언젠가 문풍지에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윙윙거렸던 긴긴 겨울밤의 고통을 기억한다.
외풍이 심해 유난히 추웠던 어린 시절의 우리네 방 안조차 밖이나 다름없었다. 추위에 익숙해질 법도 한데 추위에 길들여지지 않은 몸과 마음을 시리게 했다. 추위는 외로움을 더 깊어지게 한다. 외로움은 불안을 점점 더 크게 풀어 놓아, 불안증에 걸린 사람들을 더욱더 고통스러워하게 만든다. 그래서 불안에는 누군가의 따뜻한 관심이 동반된 사랑이 필요하다.
외롭지 않게 해주면 불안증은 가라앉는다.
그래서 마음의 병에는 사랑이 특효약이다!
우울증이라는 외로움 병에 걸린 사람들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나를 더 외롭게 할 사람인가 아닌가`를 살피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얕은 시선 한 줄기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스스로 위축되기도 한다. 추위가 외로움을 더 깊게 하기 때문에, 겨울에 외로움이 더 커지게 되고 우울증은 더 깊어진다고 호소한다.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고 사람들의 마음에 들려고 행동하면, 남들이 보기에 착한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는 있지만 자기 자신은 항상 에너지가 고갈되고 힘없는 모습이 된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는 건강한 자아상과는 거리가 멀다. 견디기 위해 생긴 거짓 자아다.
거짓 자아는 두려움을 계속해서 생성하게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는 점점 더 소극적인 사람이 되게 하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게 한다. 당신 안에 흐르는 두려움을 감지한 사람들은 당신을 떠나게 되고, 당신은 점점 더 외로워지게 된다. 우울증은 수없이 많은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사람마다 다른 증상을 보인다. 지독한 외로움이 병적으로 깊어지게 되면 겨울은 영영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막막함으로 다가온다.
희망 한 점 없는 삭막한 겨울 사막에서 홀로 떨다가 동사할 수도 있는 무서운 마음의 병, 겨울 우울증, 겨울 불안증, 겨울 고독함. 그러나 겨울이 깊어질수록 겨울의 끝자락은 가까이 있다. 누구나 지독한 마음의 추위와 외로움을 지나왔을 것이다. 아직도 두려운 눈빛으로 애정을 구걸하느라 지쳐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눈빛에 얼어붙어 있는 두려움을 치유의 메스를 들어 도려내야 한다. 지금 용기와 힘을 다해 치유의 길을 가고 있는 분들께 겨울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치유와 함께 새롭게 다가올 겨울은 더 이상 춥지 않고 외롭지 않고 행복과 감사가 넘치는 기적의 날들이 될 것이다.
내가 치유되었듯이 우리도 반드시 치유될 것이다. 마음의 아픔이 겨울을 더 춥게 느끼게 했더라도, 이제 그 겨울조차도 축복의 계절이 될 수 있다. 외롭지 않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빛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된다. 그 치유의 여정을 지나고 나면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이 겨울도 축복으로 변할 것이다. 외로움과 두려움이 치유되면 희망과 행복을 만나게 된다. 굴절되어 언제나 슬프기만 했던 눈동자에는 기쁨이 깃들 것이다. 이른 아침 햇살 가득한 창에 기대어 따뜻함을 느끼며,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두손 모아 본다.
찬 바람이 싸늘하게 문틈 사이로 다가서는 겨울, 이럴때 따뜻한 차 한 잔처럼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줄 겨울 감성이 풍부한 곳으로 연행을 가고 싶지 않는가? 눈 덮인 설경 속 낭만을 만끽하고 싶은 사람들, 창밖에 하얗게 눈 내리는 정경을 바라보면서 어릴 적 추억을 떠올려 보자. 천상의 세계는 내가 서 있는 겨울이 아니겠는가.
http://www.changwonilbo.com/news/314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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