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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작가 |
삼도수군통제영의 역사는 개인의 역사나 일개 집안의 역사는 아니다. 현재 통영의 역사이며 조선 중기부터 구한말을 지나 현재 경남 통영시의 역사인 동시에 한국의 역사이다. 우리 세대는 조선시대에 태어난 조부모 강점기에 태어난 친부모 자유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우리가 존재한다. 이제 우리 시대가 지나면 조선시대의 할아버지나 강점기의 부모님을 가진 세대는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만다. 이런 시대에 태어난 나는 어릴 적 통영의 역사며 통제영에 근무한 통제사의 일들을 수없이 듣고 그러한 역사적 문서나 소품들을 만지면서 자랐다. (~중략~)
충무공께서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1년 전에 기적같이 전라 좌수사로 영전된 것이 우리 민족을 살리는 원인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무공은 부임하자마자 전쟁 준비를 서둘렀으며 임진란 전쟁 2~3개월 전에 거북선과 거북선에서 쏠 대포 등의 실사격훈련을 마칠 정도로 치밀하게 움직였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누가 정보를 준 것도 아니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고 왜적의 침략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우리나라 국민 개개인은 그러한 국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직감 능력이 뛰어나다. 지금도 그렇지만 국민의 직감을 나라와 지방정부는 따라오지도 못하는 정도이다.
나 역시 십수 년 전에 돌아가신 부친의 소지품을 수습하면서 통제영의 자료를 보고 여수의 이론적 주장을 염려하게 되었다. 하여 통제영의 자료를 정리하여 『대한해협』[부제: 통제사 303년사]이라는 책을 자비로 간행해서 후세의 텍스트로 남기려고 했다. 이 책에 의하면 통제영에 근무한 통제사 1대2대는 제승당, 3대는 고금도, 4대는 여수, 5대는 고성과 거제 가배, 6대 이경준 통제사에 의해 두룡포 세병관(지금 통영의 자리)부터 마지막 홍남주 통제사까지의 세세한 기록을 집대성했다.
통제영 역사서인 이 책을 나는 당시 출판비가 부담스러워 최초 삼도수군통제영 장소인 한산도 제승당에서 발행해 주기를 원했지만, 당시 관리소장의 무지로 지원금이 내려와도 무산되고 통영시에 타진하니 "교수도 아니고 박사도 아닌 자네 책을 누가 지원하느냐?"고 시장은 퇴짜를 놓았으며 출판기념회에도 당시 시의원들을 초청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 책을 통영시 차원에서 혹은 경상남도 차원에서 공적으로 발간하여 전국에 배포하였다면 그 효과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냥 개인 집안의 기록이 아니라 실록과 승정원일기에 기초하고 인용한 글이라 이 이론을 뒤집으려면 한국 어느 역사 자료를 뒤져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합당한 조치를 시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개인 능력으로는 쉽지 않다. 나는 당시 연구비와 출판비를 감당하려고 산양읍 당포에 있던 개인 집을 팔고 숙소를 천개산 우동 컨테이너로 옮길 정도였다.
여수시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많은 용역비를 들여 이론적 실질적 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여수가 주장할 때마다 불쑥 통영도 결의만 한다면 맨날 뒷북치다가 역사의 이야깃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충무공의 철저한 전쟁 준비로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듯이 이 일도 아무 준비 없이 불쑥불쑥 궐기만 하면 참패한 제2대 원균 통제사의 처지밖에는 기다리는 승과가 없을 것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1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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