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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의원(창원 가음정ㆍ성주동) |
전기차와 수소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국내 주유소 업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주유소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휴ㆍ폐업 주유소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개별 사업자의 어려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미관 훼손과 환경오염, 안전사고 등의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남 지역의 주유소 업계는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기준 경남의 휴ㆍ폐업 주유소는 96개에 달하며, 이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반면, 같은 해 신규 등록된 주유소는 고작 4곳에 불과했다. 이는 경남 지역 내 주유소 산업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방치되는 휴ㆍ폐업 주유소, 사회문제화 우려
주유소가 폐업할 경우, 위험물저장시설 철거와 토양 정화 등의 조치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를 이행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평균적으로 시설 철거 비용이 6,300만원, 토양 정화 비용이 1억 3,340만원으로, 총 2억원가량이 소요된다. 이러한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자들은 결국 폐업 대신 휴업을 선택하거나, 아예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방치된 휴ㆍ폐업 주유소는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한다.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토양과 지하수 오염, 화재 및 폭발 위험, 범죄의 온상이 되는 등 각종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공제조합 설립 지연, 10년간 제자리걸음
주유소 폐업 지원을 위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서는 공제조합 설립 근거를 마련해 두었지만, 해당 조합은 10년이 넘도록 설립되지 못하고 있다. 공제조합이 설립될 경우, 주유소의 자율적 사업전환 및 폐업 지원 체계가 구축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업계의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한화 1억원 상당의 폐업 지원을 통해 주유소 산업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사례가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소상공인 폐업 지원금으로 주유소 철거비를 최대 4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나, 이는 실제 발생하는 철거 비용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처럼 실효성이 낮은 지원책으로는 주유소 업계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경남형 맞춤형 지원책 마련해야
경남 지역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과 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주유소 산업의 변화에 맞춘 지역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경남 지역의 주유소들은 다음과 같은 대책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사업전환 및 다각화 지원 강화다.
주유소를 단순한 연료 공급 시설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 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ㆍ수소차 충전소로의 전환을 지원하거나, 물류 거점 및 소규모 창고시설, 편의시설 등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금융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둘째, 휴ㆍ폐업 주유소 철거 및 환경 정화 지원 확대다.
정부 차원의 기금을 조성해 휴ㆍ폐업 주유소 철거 및 토양 정화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일본과 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폐업 비용 부담을 줄이고, 조속한 정비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도심 미관을 개선하고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공제조합 설립 조속 추진이다.
주유소 업계가 자율적으로 사업전환과 폐업을 관리할 수 있도록 공제조합을 조속히 설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적인 산업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유소 산업 위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 필요
주유소 산업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산업 기회를 창출하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몫이다. 특히 경남 지역에서는 휴ㆍ폐업 주유소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므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책과 경남형 맞춤 정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정부는 휴ㆍ폐업 주유소 문제를 개별 사업자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경남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17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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