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오를수록 오히려 금은방은 죽을 맛입니다"
김해시 부원동에서 18년째 금은방을 운영해온 박모(60)씨는 폐업을 고민 중이다.
혼수나 돌잔치 특수는 사라진지 오래고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박씨는 "금값이 너무 오른 데다 경기까지 안 좋아 귀금속 자체가 안 팔리는 것 같다. 가게 유지하는 것도 버겁다"면서 "환율이 내리면서 금값도 안정되고 소비심리도 살아나 귀금속 업계에 활기가 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8일 현재 한국금거래소의 금 시세는 24K가 3.75g(1돈)당 19만2500원, 18K는 15만8812원 14K는 12만4201원이다. 금값은 지난 5월 24K 3.75g이 18만원대를 돌파한 뒤 지난 10일에는 20만13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경남지역 금은방에서는 거래되고 있는 금 소매가격은 24K 기준으로 20만∼22만원. 1년 전 15만∼17만원 사이에 거래됐던 금값이 30% 가까이 치솟았다.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손님들의 발길까지 줄면서 지역 귀금속 업계는 매출감소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경남지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 협회에 가입 영업을 하고 있는 금은방(9곳 마산,통영,고성,거제,밀양,거창,창원,진주,고현)은 450여 곳으로 회원업체 중 경영난으로 80여 곳이 회비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마산지역은 IMF 이전 250곳이던 회원업체수는 10년 사이 150개소로 급감 그 사이 매출도 50∼60% 가량 줄었다.
여기에다 인터넷으로 실시간 금가격 정보가 제공되고 예물 간소화와 돌반지를 현금 등으로 대신하는 추세까지 더해지면서 금은방 업계는 겹시름을 앓고 있다.
김배환(52) 마산시 지회장은 "가끔 돌반지 등을 사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들도 비싼 금값 때문에 저렴한 미아 방지용 14ㆍ18K 목걸이나 팔찌, 은수저세트 등을 찾는다"며 "혼수, 돌잔치 특수도 사라진지 오래고 IMF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황명선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경남지부장은 "무엇보다 치솟는 금값으로 매입 매출이 줄어 자금회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금값 상승으로 10년전 매출과 비슷하지만 마진폭은 오히려 20% 줄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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