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일선 학교에 학생 두발 및 용모, 소지품 검사 등의 내용을 필수로 넣어 학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서 광역교육청과 일선학교의 수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과부의 이번 지침은 서울, 광주, 경기 등 일부 지역에서 제정된 학생인권조례와 내용이 상충되는 데다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3일 각급 학교에서 학칙 제ㆍ개정을 추진할 것을 시ㆍ도교육청에 요청했다. 지난달 20일 개정ㆍ공포된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조치로 학생의 두발ㆍ복장 규정 등을 학칙으로 정하되 구체적인 내용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 광주, 경기 지역에는 별도의 공문을 보내 조례보다 상위법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따르라고 지시했다.
특히 서울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현재 대법원에서 무효확인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서울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에 따른 학칙개정지시 처분의 효력은 정지된 상태다. 일선 학교들은 조례와 상관없이 학칙을 제ㆍ개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교육청은 "학칙을 개정해도 학생인권조례 내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청 측은 "개정시행령은 학생의 두발ㆍ복장 등 용모, 소지품 검사 등에 관한 사항을 학칙으로 기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라며 "그 학칙이 어떤 내용이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정시행령은 학생의 용모 등에 관한 사항을 학칙이라는 형식으로 정하도록 한 것"이라며 "그 학칙은 서울학생인권조례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교과부는 이달 중 학칙 제ㆍ개정 기본 절차와 다양한 우수사례를 담은 매뉴얼을 각급 학교에 보급하고 이번 학기 중에 학칙을 바꿀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상진 교과부 제1차관은 "현재 서울학생인권조례는 논란이 있는 사항이므로 일선 학교에서 적용이 되면 안 된다"며 "일선 학교에서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두발 규제 등의 사안을 넣어 학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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