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기공식을 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웅동 1지구 복합레저관광단지 사업의 방향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가 승인한 실시계획대로 골프장, 호텔, 병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 시작된 마당에 경남도가 외자유치 차원에서 같은 땅에 대규모 글로벌 테마파크를 짓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창원시 사업에 경남도가 갑자기 끼어 든 것이다.
이를 두고 홍준표 경남지사가 내년 선거를 겨냥해 창원 치적 쌓기에 들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의 라이벌인 박완수 창원시장의 입지를 좁히게 만드는 전략 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웅동1지구(225만 8,692㎡)는 1995년 해양수산부가 준설토 투기장으로 지정한 이후 부산신항 컨테이너부두 조성과정에서 나온 준설토로 바다를 메워 조성된 땅이다.
경남도 산하기관인 경남개발공사와 창원시 소유의 땅으로 경남개발공사가 64%, 창원시가 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민간투자자인 ㈜진해오션리조트가 토지 사용료를 내고 각종 시설을 지은 뒤 수익사업을 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된다.
㈜진해오션리조트는 이곳에 2018년까지 골프장ㆍ스포츠파크 등 스포츠시설, 호텔 등 숙박시설, 병원 등 산업시설, 외국인학교 등 공공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그러나 홍준표 지사가 이달 초 농산물 수출, 투자유치차 미국을 다녀온 뒤 경남도는 웅동1지구를 포함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준설토 투기장 330㎡을 확보해 글로벌 테마파크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표했다.
웅동1지구 부지가 330만㎡에는 못 미치지만 인근 웅천ㆍ남산지구 개발계획을 변경해 합치면 부지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3일 열린 기공식에 홍 지사를 대리해 참석한 조진래 정부부지사는 축사에서 "20세기폭스, 워너브러더스 등이 테마파크 조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협의를 진행 중이다"고 소개했다.
경남도의 이런 계획에 사업시행자인 창원시, 민간투자자인 ㈜진해오션리조트는 "공식적으로 협의가 된 것이 없다"며 다소 황당해하고 있다.
테마파크 유치 여부가 확실한 것이 아닌데다 유치한다고 해도 기공식까지 한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하고 공기 또한 늦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웅동 관광레저단지 개발계획이 정부 승인을 받는데 3년가량 걸렸는데 테마파크 계획을 포함해 다시 절차가 진행될 경우, 언제 승인을 받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홍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원시민의 표심을 흔들어 놓으려고 테마파크 유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창원시는 "경남도로부터 테마파크 유치와 관련해 어떤 협의도 공식적으로 진행한 것이 없어서 뭐라고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테마파크 유치계획도 언론을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진해오션리조트 관계자는 "도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협조ㆍ협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승인받은 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테마파크 조성 문제는 경남도, 창원시 사이에서 먼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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