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창원시 공무원들이 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창원중부경찰서는 13일 인쇄물 납품가를 높여 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옛 창원시청 회계과 공무원 A(49)씨와 업자 등 총 18명을 무더기 입건해 뇌물수수 및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이 중 공무원 7명, 인쇄업자 2명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나머지 공무원 9명에 대해서는 조만간 기관에 통보키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공무원들은 관내 인쇄업자와 공모해 지난 2006년 1월부터 2009년 6월 말까지 창원시에서 발주한 시정백서, 연하장, 업무용수첩 등의 인쇄물을 제작하면서 특혜를 주고 특정업자가 계약을 따도록 해 뇌물을 받은 혐의다.
옛 창원시청 회계과 계약담당 공무원 A씨는 지난 2007년 5월 4일부터 회계연도 결산서 부속서류(890만원 상당)를 발주하면서 공개입찰을 해야 함에도 불구, 품의금액을 2~8회 등 수 차례 나눠 인쇄업자와 수의계약을 맺고 그 대가로 300만원을 받는 등 지난 2007년 6월 22일까지 6차례에 걸쳐 1,35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다.
평생학습과 B(52)씨(현 경제통상과)는 지난 2007년 8월 23일 제6회 전국평생학습축제 가이드북(1만 9,800부, 품의금액 4,650만원)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인쇄업자 대표의 청탁을 받고 공개입찰을 하지 않고 8회에 걸쳐 분리 발주하고, 같은과 공무원 C(32)씨 등 5명은 청탁을 한 업체를 수의계약업체로 선정하고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회계과 계약계장 D(52)씨는 발주공무원 C씨를 포함해 5명이 작성한 품의서 등이 위조된 것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고, 공무원이 작성해야 할 원가계산서를 인쇄업자가 실제 단가보다 30~40% 높게 작성.첨부한 원가계산서를 토대로 대금을 지급해 예산을 부당하게 지출한 혐의다.
앞서 창원시는 수의계약 내부방침을 지난 2005년 2월 19일부터 500만원 이하, 2007년 10월 12일부터 1,000만원 이하로 범위를 정해 이 범위를 초과하면 공개 입찰토록 했다.
그러나 이번에 입건된 공무원들은 특정업자에게 수의계약을 해주기 위해 공개입찰 금액을 수의계약 이하 금액으로 낮춰 분할 발주하고, 원가를 부풀려 특혜를 준 후 다시 돈을 되돌려 받는 식으로 뇌물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중부경찰서 수사과는 창원시청이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총 3,175건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창원시 관내 4개의 인쇄업체가 61% 점유율로 독점 계약을 맺어 이들 업체가 수의계약 한 품목에 대해 원가계산을 재검증하는 과정에서 국가예산 3억원이 과다하게 집행된 것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거래시에 현금을 이용해 거래내역을 찾기가 힘들었다. 실제로는 밝혀진 금액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예산이 부당하게 집행된 경위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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