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의 비리가 잇따른 가운데 정부출연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에서도 수년간 뇌물 비리가 지속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창원지방검찰청은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인 구 모씨(51)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김 모씨(40) 등 구씨에게 뇌물을 건넨 기자재 납품업체 대표 2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구씨가 정부출연기관에서 일하는 만큼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을 고려해 뇌물수수죄를, 구씨에게 돈을 건넨 업체 대표들에게는 뇌물공여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구씨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7년여 사이 자신이 전기연구원 전동력 연구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들 업체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동기 기자재와 전동기 평가시스템 납품을 수의계약을 해주거나 기자재 검수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명목으로 9차례에 걸쳐 200만∼1,500만원씩 모두 5,0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구씨는 주로 친척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납품업체로부터 현금을 직접 받는 방법을 사용했다.
구씨의 뇌물수수는 7년여간 계속된 셈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전기연구원 거래업체인 산업로봇 구동시스템 업체 대표 이 모씨(46)가 업무상 횡령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애초 전기연구원과 뇌물 고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이씨가 정부지원금 6억4,6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씨는 지난 2008년 3월부터 지난 2012년 11월 사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수립한 첨단 무인로봇개발과제 수행업체로 선정되고 나서 정부지원금 48억원 중 6억4,600만원을 연구목적 외 유흥비와 생활비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불법 범죄수익을 환수하려고 구씨 재산을 추징 보전하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업과제 수행 평가를 맡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이씨의 정부지원금 불법 사용 사실을 통보해 지원금을 환수하도록 했다.
검찰은 전기연구원 뇌물 비리도 폐쇄적 직무영역에서 발생한 공공기관 비리의 하나로 국무총리실 소속 부패척결추진단에서 선정한 5대 핵심분야에 속하는 비리 수사였다고 밝혔다.
김영대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앞으로 공공기관 비리 등 이른바 `관피아`로 일컫는 각종 공공기관 유착비리와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국가보조금 착복 사범을 지속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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