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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 창원시장(왼쪽 일곱번째), 이주영 국회의원(마산합포ㆍ왼쪽 여덟번째), 유원석 창원시의회 의장 등이 지난달 31일 제15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 행사장에서 열린 `시민 대동제`에서 상생과 화합을 상징하는 손자국(핸드 프린팅)을 남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재경마산향우회는 창원시가 낳은 이은상ㆍ이원수ㆍ조두남을 둘러싼 지역 분열을 봉합하고 지역 문화예술 전통을 계승ㆍ발전시키자는 목적으로 시민 대동제를 개최했다. |
창원시가 낳은 문화예술인의 친일논란 등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대립과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이름만 들어도 귀에 익숙한 이은상·이원수, 음악가 조두남 등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간부회의 등을 통해 그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이었음에도 과거행적 논란으로 전면에서 밀려나있던 이은상, 조두남, 이원수 선생에 대한 문화적 차원의 재평가 등을 요구하며 시민화합을 강조했었다.
이에 따라 ‘예향도시 창원’의 해묵은 이념논란과 문화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창원시민대동제’가 처음으로 창원에서 마련돼 성황을 이뤘다.
‘제15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열리는 곳인 마산항 제1부두에서 지난달 31일 오후 1시 30분부터 재경마산향우, 지역원로 문화예술인, 관내 종교단체를 비롯해 축제장을 찾은 시민과 관람객 등 수 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민대동제’가 개최됐다.
10여 년 전 이은상, 조두남 선생을 기념하는 문화시설 건립문제로 지역사회가 찬ㆍ반 양측으로 갈린 이래 처음 가지는 ‘시민화합의 장’이다.
행사 주최는 서울ㆍ경기지역에 거주하는 옛 마산출신 모임인 재경마산향우회(회장 윤대식)가 맡았다.
출향인들이 이들을 둘러싼 찬반논란을 끝내자고 간곡히 호소하면서 기념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향우회는 이은상·이원수·조두남을 둘러싼 지역 분열을 봉합하고 지역 문화예술 전통을 계승·발전시키자는 논리로 기념사업 추진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윤대식 향우회장은 "이은상, 조두남을 둘러싼 이념적, 시각적 차이로 두 사람의 이름은 사라지고 불신·갈등·반목, 시민의 분열만 남았다"며 "이제는 이념 대립의 아픈 상처를 넘어 화해와 평화의 꽃을 피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우회원들은 창원시(옛 마산)를 상징하는 노래인 '가고파'의 작사가인 이은상과 작곡가인 김동진이 손을 잡은 조형물을 건립하겠다며 향우회원, 시민, 해외동포 등이 1만원씩 돈을 모으는 캠페인을 하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이 행사를 후원한 창원시도 향우회와 입장을 같이했다.
안상수 시장은 축사에서 "이은상이 작사한 '가고파', 조두남이 곡을 쓴 '선구자', 이원수가 글을 쓴 '고향의 봄'은 국민, 재외동포들도 사랑하는 국민 애창곡이다. 북한에서도 부른다"며 "이념이나 작가의 공과(功過)를 떠나 문화적 측면에서 이들을 포용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안 시장은 이어 "공은 인정하고 과는 비판하면서도 공과를 초월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영 국회의원(마산합포구)은 "세 사람은 살아오면서 약간의 과도 있었지만 창원시의 큰 자산으로 우리가 포용해 자원으로 활용할 때가 됐다"고 거들었다.
행사 참석자 대표들은 이어 화해와 상생을 상징하는 손자국(핸드 프린팅)을 남기는 퍼포먼스를 했다.
마지막에는 참석자 모두가 서로의 손을 잡고 '가고파','고향의 봄'을 합창하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걸출한 문화예술인들의 발자취가 해묵은 이념 논란으로 희석되는 것을 방치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서 시민대동제로 말미암아 화합의 접점을 찾는다면 민주화 정신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예향의 도시’로 새로운 미래를 열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 측은 이은상·이원수·조두남 기념사업 반대 단체 대표들에게도 시민 대동제 초청장을 보냈다.
또 행사 며칠전 반대단체들을 찾아가 취지를 설명하고 참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행사장에는 아무도 찾지 않았다.
우무석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은 "갈등을 풀려는 출향인들과 안상수 시장의 노력은 이해를 하지만 심정적으로 행사 목적에 동의하지 못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은상·이원수·조두남은 가곡 '가고파'(이은상 글), '선구자'(조두남 곡), 동요 '고향의 봄'(이원수 글)을 작사·작곡하는 등 탁월한 예술적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친일·친독재 행적이 발목을 잡아 창원시, 지역 예술단체가 선뜻 기념사업에 나서지 못했다.
최근 20여년간 기념사업을 추진하려는 창원시, 지역예술단체와 반대하는 3·15 의거·부마항쟁·6월항쟁 단체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 때문에 이은상을 기리는 문학관은 '마산문학관'으로, 조두남을 기념하는 음악관은 '마산음악관'이란 어정쩡한 이름으로 개관했고 다른 기념사업들은 축소되거나 취소됐다.
'이원수 문학관'은 문을 열긴 했지만 유족이 친일행적에 대해 사과하기까지 했다.
창원시는 올 초 이은상, 이원수를 관광자원이나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려다 반대여론이 일자 슬그머니 접은 바 있다.
이처럼 이들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최근 안 시장과 향우회는 물론, 문화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재평가 필요성과 '창원 자산론'이 얼마나 빛을 발할 지 주목된다.
/정종민ㆍ송종구 기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13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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