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경남의 무상급식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급식 감사문제로 촉발된 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으로 올해 사실상 유상급식이 시행됐다. 감사를 둘러싼 양측의 계속되는 갈등은 여전히 무상급식 정상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
홍준표 도지사가 제안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두 기관장간 회동이 변수로 남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도교육청은 도 지원을 마다하고 자체 재원만으로 무상급식을 추진하기로 하고 `경남형 급식`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도와 교육청이 지난 11일 2016년도 예산안을 도의회에 넘겨 심의를 요청한 자료를 보면, 도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안에 무상급식비 500억원을 편성했다.
도 지원 없이 자체 재원만으로 부담할 방침이다.
도 지원이 중단돼 도교육청 예산만으로 짠 올해 무상급식 예산 526억원보다 다소 줄어든 것은 무상급식 대상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예산안대로라면 내년에는 100명 이하 소규모 학교 305개교(분교 23개교 포함)ㆍ도내 전 초등학교 1학년ㆍ저소득층 학생 10만 2,000명이 무상급식 혜택을 본다.
올해 도교육청은 1월∼3월까지는 전 초등학교와 읍ㆍ면 중ㆍ고등학교 학생 등 28만 5,000명에게 무상급식을 했다.
그러다 지자체 지원중단이 구체화된 4월 이후에는 100명 이하 소규모 학교ㆍ저소득층 7만 2,000명에게만 무상급식을 했다.
지난해에는 도교육청 1,534억원에 도와 18개 시ㆍ군 각각 310억원, 466억원을 합친 2,310억원으로 도내 전체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 44만 4,000명 가운데 28만 3,000명에게 무상급식 혜택을 줬다.
결과적으로 무상급식이 순조롭게 실시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내년 역시 올해에 이어 파행을 면치 못하는 셈이다.
이는 결국 도교육청 자체 재원만으로는 당장 도 지원을 받을 때 수준으로 무상급식을 회복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종훈 도교육감도 지난 10월 연 기자회견에서 "도교육청이 도 지원 없이 지난해 수준으로 무상급식을 회복하는 것은 당장 불가하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은 도의회 심의를 거쳐 12월 15일 확정된다.
하지만 심의과정에서 변동이 생길 수 있다.
또 앞서 홍준표 지사가 수능일인 지난 12일 이후 두 기관장간 회동을 통해 무상급식 예산을 논의하자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그 사이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도와 도교육청이 벌여온 공방을 지켜보면 회동이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결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도 관계자는 "홍 지사가 공개적으로 발언한 만큼 수능 이후 회동을 추진하겠지만 현재까지는 회동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도 "회동 제의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측은 "`안전하고 건강한 급식 만들기`에 초점을 맞춰 경남형 급식을 선보일 계획이다"며 "경남형 급식의 청사진은 연말이나 내년 초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민ㆍ김광수 기자 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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