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지역은 물론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농촌 지역 보건소(보건지소)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공보의) 자원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도내 군 단위 지역의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태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도시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지역부터 공백의 여파가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도내 서부 경남의 함양군과 거창군 하동군 남해군 주민의 의료 서비스 이용이 더욱 불편해질 전망이다.
13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올해 시·군마다 2, 3명의 공보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일선 시·군에 보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도나 일선 시·군이 찾을 만한 대안이 없어 농촌지역의 의료공백 상태는 당분간 이어지면서 불가피하게 직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보의는 군의관과 마찬가지로 군 복무를 대신해 36개월간 일선 보건소나 국공립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의사로 복무 기간이 만료되면 전역 후 새 길을 찾아 떠난다. 매년 이맘 때쯤이면 경남 일선 시·군이 '의사 보릿고개'을 맞는 이유다. 해마다 경남에 배치되는 신규 공보의 수가 제대자 수보다 적다보니 일어나는 일이다.
수년 간 전국 의대 정원이 동결되면서 이 같은 사태는 이미 예견됐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하거나 지방의대 또는 공공의대를 신설해야 했었는데도 미처 추진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실적으로 전체 공보의 수는 해가 갈수록 더 줄어들 추세여서 의대 신설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의사협회는 아직도 부정적이다.
경남도만 보면 2020년 108명 제대·101명 배치, 2021년 56명 제대· 51명 배치로 해마다 공보의가 줄었다.
지난해는 72명이 복무 만료되고 57명만 배치돼 감소 폭이 15명으로 커졌다. 도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공보의 복무 총인원은 2020년 전국 1901명, 경남 236명에서 2021년 전국 1862명, 경남 226명 2022년 전국 1718명, 경남 207명으로 확연한 감소세다.
도내 시·군별로 보면 합천군은 30명의 공중보건의중 전역예정자 20명, 남해군은 23명중 10명, 산청군은 24명중 9명이다.
의령군은 정원 2명이 모자라는 19명중 7명, 창녕군은 정원 2명이 부족한 13명중 10명 등으로 도내 170명 전역자가 제대로 충족이 되지 않을 경우 순회진료를 해야하는 등으로 의료서비스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보의 숫자 감소는 의대 정원 동결 외에도 병역 의무가 없는 여성들의 의대 진출이 늘어나는 데다 젊은 세대가 지역에서 3년간 일하는 공보의 대신 1년6개월로 즐어든 현역병을 선택하는 등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는 데까지 원인이 다양하다.
경남지역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공보의가 절반 넘게 전역하면서 생긴 공백을 남은 공보의가 순회진료를 하며 메우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신규 공보의 배치 때까지 지역별로 주 1회 정도만 진료할 수 있는 여건이라 주민들이 많이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동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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