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정원` 관련 논의를 의료계뿐 아니라 환자 등 수요자, 전문가와도 함께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대한의사협회가 반발하고 나서는 의과대 증설이 또 다른 난관에 부닥쳤다.
의협은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의대 정원 문제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산하 분과위원회 등에서 논의하겠다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9ㆍ4 의정합의와 그동안의 `의료현안협의체` 논의 과정을 한순간에 수포로 만들어 버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협은 성명에서 "보건복지부에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고 말했다. 의협의 입장은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가 현안 문제를 논의하는 외의 일체의 행위는 거부한다는 쪽으로 읽힌다.
앞서 조규홍 장관은 "공급자인 의료계의 의견을 들었으니 수요자 단체, 전문가들의 의견도 폭넓게 수렴하겠다"며 "의료계와의 협의만으로 충분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의협은 이에 대해 "의료계와 정부의 신뢰관계가 무참히 짓밟혔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향후 진행되고 이뤄질 정부와의 각종 분야 모든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정심은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하고 노동자ㆍ소비자ㆍ환자단체 등이 추천하는 수요자 대표와 의료단체가 추천하는 공급자 대표가 동수로 참여한다. 여기에 보건의료 전문가, 정부 위원들로 위촉된다.
의협 반발에 복지부는 의료현안협의체와 보정심을 함께 진행하며 의료계와의 논의도 충실히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의사인력 확충은 "소비자ㆍ환자 단체, 언론계, 각계 전문가 등 다각적인 의견 수렴이 필요한 중요한 사안"이라며 "의료계와의 논의와 함께 다양한 당사자가 포함된 법정 심의기구인 보정심을 통해 의견수렴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앞으로 보정심을 통해 의사인력 확충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지속하고, 동시에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료현안에 대한 논의도 충실하게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복지부와 의협은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대 정원 등의 논의를 재개한다는 2020년 9월 4일 의정합의 결과에 따라 지난 1월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을 비롯한 현안 논의를 이어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의대 정원 논의를 의사단체와만 논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김동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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