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가 시작됐다. 학교로 치면 개학을 한 것이다. 개학을 하면 당장 학급 임원부터 뽑아야 한다. 학급 반장은 투표로 선출하는데 한 반에 절친 그룹이 두 개 있다 치면 가장 많은 구성원이 있는 쪽에서 (다수결로) 반장을 차지한다. 부반장은 2명을 뽑는데 각 그룹에서 한 명씩 추천하기로 돼 있으므로 여기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주요 분단장을 뽑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많은 구성원(다수당)이 있는 쪽에서 주요 분단장은 우리가 차지하겠다고 나섰다. 국회로 치면 법사위, 운영위, 과방위다.
상대석으로 구성원이 적은 그룹(소수당)에서는 3개 모두는 안된다며 우리도 주요 분단장 자리를 차지하고야 말겠다고 나선다. 딱 오늘날 국회 모습이다.
주요 분단(상임위) 중 법사위는 법안이 본회의에 올려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이 관문을 넘어서지 못하면 결국 패스트트랙을 타거나 폐기로 간다. 21대 국회에서 법사위 통과가 어려운 법안이 패스트트랙을 탄 사례는 무수히 많다.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관장한다. 대통령싱의 예산을 어떻게 집행되는지, 문제는 무엇인지를 들여다 본다.
과방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항공청,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더불어 방송통신위원회를 감독한다.
이러니 역대의 국회가 주요 상임위인 3개 상임위를 두고 국회 개원을 늦추면서까지 실랑이를 벌여왔다. 4년 전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무려 임기 시작 47일만 개원했다.
국회가 개원을 늦추면 어떻게 될까. 이른바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보수, 세비는 꼬박꼬박 나간다. 수많은 보좌진(이미 채용 완료)에게도 마찬가지다. 일은 않고 세금만 잡아먹는 하마가 되는 셈이다. 일반 기업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합의가 안되면) 야당은 법대로 하자고 주장한다. 여당은 관례대로 하자고 한다.
다수당의 입법독재로 밀어부칠 심산이다.
국민의힘은 국회 관례를 들어 이들 3개 위원장직을 포함해 21대 전반기 때 보유했던 7개 위원장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이런 쟁점이 해소되기 전까지 자당 몫 국회부의장과 상임위원 명단도 확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밖에 없다며 여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민주당은 협상을 이어가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10일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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